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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볼트펭귄은 남미 페루와 칠레 해안, 그러니까 적도 근처의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 서식하는 펭귄이에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남극의 펭귄들과는 달리, 바위가 많은 해안 지대에 굴을 파거나 천연 틈새를 이용해 번식하고, 주로 정어리 같은 작은 물살이를 먹으며 살아갑니다. 특히 훔볼트 해류가 만들어내는 풍부한 먹이 자원이 이들의 생존을 지탱해 주죠.
하루에도 수십 킬로미터를 헤엄쳐 사냥할 수 있을 정도로 수영 실력이 뛰어나고, 물속에서의 민첩함은 정말 인상적이에요. 바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짝을 맺고 번식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동물이기도 해요. 하지만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어획으로 훔볼트 해류의 생태계는 빠르게 무너지고 있고, 그 영향으로 훔볼트펭귄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고 섬세한 삶을 살아가는 훔볼트펭귄 12명이 지금 대전 오월드 안, 아주 좁은 사육장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그들은 빙글빙글 돌며 수영하거나, 멍하니 서 있거나, 털을 뽑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바다도, 스스로 굴을 파고 쉬어갈 공간도 없이 말이에요
이 좁은 사육장은 단순히 ‘불편한 환경’이 아니라, 이들의 존엄을 해치는 공간입니다. 생명으로서의 기본적인 욕구조차 채워지지 못하는 곳이죠. 살아있는 생명을 인형처럼 배치해 놓고 잠깐 구경한 뒤돌아서는 구조 속에서, 평생을 감금된 채 살아가야 합니다. 사람도 단순히 숨만 쉰다고 ‘산다’고 말하진 않듯, 훔볼트펭귄 역시 움직이고, 느끼고, 교감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는 존재입니다. 동물을 소비하는 방식 외에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충분히 많습니다.
동물원이 변화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노동 조건도 함께 돌아보는 일, 그리고 단계적으로 지역의 동물원을 폐쇄하고 생명을 전시하지 않아도 문화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하는 것, 그것이 작지만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느끼는 모두에게, 자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