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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드 동물원 입구 앞에 바로 있는 ‘반달가슴곰’, 가슴에 반달이 그려져 있어 그렇게 불러요. 반달가슴곰은 남한에서 멸종했다가 국가 복원 사업으로 지리산에 재도입되어 100여 마리가 살고 있어요. 나무 위에서 쉬는 것을 좋아하고, 냄새에 민감해요. 사람을 피해 깊은 산에서 먹이를 찾아야 하는 반달가슴곰은 숲길을 어슬렁거리며 도토리, 머루, 산딸기 같은 열매를 따 먹는 것을 좋아해요. 또 곤충, 새알 심지어 새순이나 껍질까지 골라 먹을 수 있어요. 잣, 밤, 호두 같은 견과류를 먹으며 몸에 지방을 쌓아 겨울잠을 준비해요.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바위굴이나 나무둥치 속에서 4~5 개월 정도 겨울잠을 잡니다. 하지만 이곳 오월드에서는 겨울잠을 자는 시기가 아니라도 늘 잠자는 곰을 볼 수 있어요. 호기심을 강탈당했거든요.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과 전기가 흐르는 줄로 가로막혀 만질 수 없는 나무 한 그루, 얕은 수영장, 플라스틱으로 만든 공 하나 뿐인 공간에서 말이죠. 무더위가 시작되면 피할 곳 없이 뜨거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누워서 자는 것만이 이 친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활동입니다.
반달가슴곰은 잠만 자는 ‘잠만보’가 아니에요. 사람들은 반달가슴곰에게 잠만 잔다며 손가락질하고 재미없다며 지나가 버려요. 누워있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반달가슴곰은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날일 거예요. 온몸으로 뜨거운 태양을 맞고, 비를 맞고, 눈을 맞으며 점점 시들어 갈 거예요. 반달가슴곰이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요?